Untitled Document
 

학교 거부 - 이선미 소장님 칼럼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6-08-11 14:17 조회2,387회 댓글0건

본문

학교 거부
                                                                                            조우 심리상담센터 소장
                                                                                                                                          이 선 미
 새 학기가 시작되어 벌써 세 달이 지났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적응력이 부족한 아이들은 학교 규칙 위반, 교우관계의 어려움, 왕따, 학교폭력 등의 다양한 문제를 경험하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학교 가기를 거부하는 일이 생기게 된다. 학교거부는 유치원부터 시작하여 오랜 기원을 가지고 있는 유형과 상황적 스트레스로 인해 갑자기 발생하는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유치원 시절부터 분리 불안이 치료되지 않은 채 내재되어 있다가 낮설고 새로운 환경에 직면하는 학기 초에 다시 분리 불안이 발현되는 것이다. 낮선 환경에서 친구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모르고 그들이 자신을 거부할 까 불안해 하다가 사소한 거부의 징후가 나타나면 곧바로 상처받고 위축되어 홀로 지내게 된다. 자신의 자아상이 취약하여 조그만 상처에도 깨지기 쉬우므로 이것을 보호하기 위해 외부의 자극을 없애 버리는 것이 학교 거부 행동으로 나타난다. 과거에는 학교 거부가  청소년기에 흔했으나 최근에는 초등학생들로 발생 연령이 낮추어지는 경향이 있다. 이는 아마도 유아기 발달과정에서 취약성이 잠재되어 있다가 스트레스에 대한 해결 능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작은 스트레스에도 스스로 문제해결을 거부하는 학교거부로 반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상황적 스트레스에 의한 학교 거부는  학교 내에서 교사와 갈등,  학교 폭력, 왕따 등으로 인해 학교 가기가 두렵거나 무서워서 학교를 거부하는 사례들이다. 학교에서 발생하는 환경적 어려움을 알지 못한 채 학교 거부하는 자녀만 질책하다 보면 자녀의 마음의 상처가 깊어져서 깊은 우울감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이와는 달리 자녀에 대한 과도한 보호의식으로 학교에서 사소한 갈등과 소외의 징후들이 나타날 때 부모가 나서서 교사나 친구들을 설득하거나 통제하려고 하는 사례들이 종종  있는데 이는 또다시 자녀 부적응을 초래하기도 한다.
  건강한 발달과정에서 부모는 유아기부터 자녀의 자존감을 유지시키기 위해 최적의 좌절에 대해 공감적으로 반응해 주어야 자녀는 안정된 통합감을 느낄 수 있다. 유아의 욕구에 적절히 반응해 주지 않는다면 병리적 자기발달을 가져온다. 인간은 자신을 사랑하고 타인도 사랑할 수 있어야 건강하게 자존감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다. Akhtar는 자기중심성, 자기 몰입, 과시적 경향, 우월성, 사랑 받고자 하고 선망의 대상이 되고자 하는 과도한 욕구를 지닌 병리적 자기애적 상태를 내현적 자기애와 외현적 자기애로 구분하였다. 외현적 자기애는 자기 웅대성을 보이고, 내현적 자기애는 자기의심과 수치심으로 침울하며, 타인을 신뢰하거나 타인에게 의존하지 못한다. 자존감의 취약성으로 인해 비난과 실패에 대해 자기애적 상처를 경험하며, 겉으로는 취약해 보이지 않지만 상처를 오래 기억하고 모욕감, 격하된 느낌, 수치심, 텅빈, 공허한 감정을 갖는다고 한다. 발달과정에서 병리적 자기애를 지니고 있다면 학교에서의 크고 작은 교우관계. 학업, 교사와의 관계 실패는 모두 자기상의 손상으로  느껴지고  자기 웅대성을 보호하기 위해서 학교 거부가 나타날 수 있다.
 학교생활은 사회생활에서 겪어야 할  다양한 일들을 대처하고 인내하는 것을 배우는 곳이다. 부모가 자녀들을 성인기까지 대신 책임져 줄 수 없으므로 자녀에게 시간을 주어 현재 처한 어려움을 대처하는 방식을 가르쳐 주어야 미래에 똑같은 학교 거부가 재발되지 않도록 돕는 길일 것이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고 싶으나 어떻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지 판단이 서지를 않는다고 호소한다.  삶에 정답이 있을 수는 없다.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통해 자녀가 지금은 고통스러울 수 있으나 이 고통을 통해  자신과 세상에 대한 긍정적 관점과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해결 방식이 어떤 것인지 고민해 볼 일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